티스토리 뷰
목차
소규모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에 가려져 있지만,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경영책임자(대표이사)가 짊어지는 법적 의무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의 중견·대기업이라면, 단순히 서류를 챙기는 수준을 넘어 법에서 엄격하게 규정하는 '안전보건 전담 조직'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시 최우선 타깃이 되는 전담 조직의 정확한 설치 기준과 절대 피해야 할 치명적인 운영 실수를 명쾌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설치 의무 대상: '상시근로자 500명' 또는 '시공능력 200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2호에 따르면, 안전보건 전담 조직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기업은 두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합니다. 첫째, '상시근로자 수가 500명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입니다. 이때 500명은 본사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점, 공장, 영업소 등을 모두 합산한 인원이며, 정규직 외에 기간제, 일용직 등 모든 근로자를 포함하여 산정합니다. 둘째,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상위 200위 이내인 건설사업자'입니다. 건설업의 경우 상시근로자 수와 무관하게 시공능력평가 순위만으로 전담 조직 설치 의무가 발생하므로, 매년 7월 말 발표되는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반드시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2. 조직의 위상: 대표이사 직속의 '컨트롤 타워'
전담 조직은 공장 한구석에 있는 현장 안전팀(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관리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 전체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본사 컨트롤 타워'여야 합니다. 따라서 이 조직은 경영지원본부나 인사팀 산하의 일개 파트로 두어서는 안 되며, 경영책임자(대표이사 또는 CSO)에게 직접 보고하고 결재를 받는 '직속 부서(실, 본부 등)'의 위상을 갖추는 것이 법의 취지에 가장 부합합니다. 현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공장장 등)들을 실질적으로 지휘, 통제, 평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과 예산이 부여되어야만 사고 발생 시 경영진의 면책 논리가 성립됩니다.
3. 인력 구성 기준: '최소 2명 이상'의 전담 인력
그렇다면 전담 조직에는 몇 명의 직원을 배치해야 할까요? 법령상 구체적인 인원수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용노동부 해석 지침에 따르면 "최소 2명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조직'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1명이 혼자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전담 '조직'이 아닌 전담 '담당자'에 불과하여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사업장의 유해·위험도, 전체 근로자 수, 사업장의 분산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총괄 관리가 가능한 합리적인 인원(통상 3~5명 내외)을 배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실수: '겸직의 덫'
대기업조차 가장 많이 적발되는 치명적인 실수가 바로 '겸직'입니다. 전담 조직의 구성원은 오직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및 제5조에 따른 안전보건 확보 의무 총괄 업무'만을 전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담 조직의 직원이 인사, 총무, 품질 관리 업무를 병행하거나, 환경(수질, 대기 등) 규제 업무를 함께 맡는다면 이는 법 위반입니다. 심지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선임된 현장 안전관리자나 보건관리자가 본사 전담 조직의 업무를 겸임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 인사총무팀 소속 직원에게 직함만 '안전 기획'을 하나 더 달아주는 꼼수는 사고 발생 시 수사 기관에 가장 먼저 덜미를 잡히는 지름길입니다.
5. 전담 조직의 필수 R&R (역할과 책임)
전담 조직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크게 4가지입니다. ① 전사 안전보건 경영방침 및 목표 수립·관리, ② 사업장별 위험성평가 실시 여부 취합 및 피드백, ③ 안전보건 예산 편성 가이드라인 제시 및 집행 점검, ④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비상 대응 매뉴얼 컨트롤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입니다. 즉, 현장에 나가 직접 렌치를 조이고 사다리를 잡는 역할이 아니라, 각 공장장(안전보건관리책임자)들이 일을 똑바로 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여 전사적인 안전 리스크를 통제하는 브레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